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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감각

x-agapao™ 2014. 11. 25. 18:18

최현석 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바탕으로 인간의 모든 ‘감각’을 집대성한 '감각 개념 사전'. 감각과 지각과 인식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감각론의 역사, 동물 감각기관의 진화 과정, 인간 감각 능력의 발달 및 노화 과정, 감각과 밀접하게 관련된 우리의 일상생활을 담고있다. 사전과 같은 체계적인 분류, 표제어와 같은 소제목의 틀 안에 ‘감각’에 대해 궁금한 것이라면 모두 나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 자아의 경계는 녹아 없어져 버렸다. 내가 벽이고 탁자고 주위의 모든 것이었으며, 나놔 내 주위의 대상은 따로 떼어 놓을 수 없었다. 주위 사물들이 영향을 받으면 나도 영향을 받았다.

  이 경험은 나에게 매우 의미가 있었다. 정신분열병의 증상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비로소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은 개개인에게 고유한 것이어서 다른 누구와도 공유하기 어렵다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는 모든 사물을 비슷한 방식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말이 사실이라고 믿지 않는다.


  전정 자극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정신경의 반응도와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전정신경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낮은 사람들이 롤러코스터와 같은 강도가 강한 감각 자극을 즐긴다.

  평형감각은 피부감각과 더불어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평형감각이나 피부감각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피부감각이나 평형감각이 다른 감각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생존에 중요한 만큼 장애가 적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 앞을 보지 못하는 환자가 있었다. 바로 눈앞에 있는 물체가 무엇인지 혹은 몇 개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눈앞에 막대를 들이대자 그 막대는 정확히 잡았다. 그것도 그가 잡으려고 뻗은 손가락의 폭이 정확히 그 막대의 두께와 일치했다. 즉 그는 막대를 보지는 못하지만 잡을 수는 있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까? 이는 사물이 형태를 알아보는 시각과 사물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시각을 담당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인에게 연구한 바에 따르면 시각 신호가 피질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가장 빠른 경우 0.035초이고 대부분 0.07~0.08초 안에 도달한다. 정상인은 색, 형태, 움직임의 순서로 지각하고, 색은 움직임에 비해 0.06~0.08초 앞서서 처리한다. 즉 색, 형태, 움직임, 깊이 등이 따로따로 지각되는데, 이를 통합해서 이해하는 영역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뇌는 아마도 이들 영역의 상호 연결에 의해서 사물을 보고 이해할 것이다.

  빨간 공이 자기에게로 갑자기 날아들 때 우리의 시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0.01초 단위로 정리해 보면, 먼저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다음에 그것이 빨간색을 띤 물체임을 느끼고, 이어서 그것이 둥근 공이라는 것을 느낀 다음, 최종적으로 나에게 날아오고 있다고 알게 된다. 다만 우리의 뇌가 이러한 0.01초 단위의 시간 차이를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헬렌 켈러는 청각장애와 시각장애가 다 있었는데, 그녀 자신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안좋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자신을 사물과 떼어 놓지만 들을 수 없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뗴어놓기 때문이라고 했다.

  텔리비전 드라마를 볼 때 소리를 끄고 보는 것과 화면을 끄고 보는 것 소리를 듣는 것 줄 중 하나를 택하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는 쪽을 택할 것이다.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시각이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청각이 좀 더 중요해 보인다.

  1980년대 후반 프랑스의 고고학자들이 프랑스 남서 지방의 선사시대 동굴을 탐사할때였다. 이들은 독특한 방식을 이용하였는데, 바로 노래는 부르면서 탐사한 것이다. 이는 동굴에서 소리가 가장 많이 울리는 곳에 벽화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원시적인 사회라도 음악이 없는 문화는 없다. 인간이 언어를 사회생활에서 본능적으로 배우듯이 음악 활동도 거의 본능적이다.


  털세포에서 만들어진 전기적인 신호는 청신경을 따라서 뇌줄기를 거쳐 관자엽의 청각중추에 전달된다. 몸에서 나오는 신경이 뇌로 들어갈 때는 좌우가 바뀌기 때문에 왼쪽 달팽이관에서 나오는 신경은 오른쪽 뇌로 가고, 오른쪽 달팽이관에서 나오는 신경은 왼쪽으로 간다. 그런데 중간에 70% 정도의 정보는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교환이 된다. 따라서 중풍으로 뇌의 어느 한쪽 청신경이 마비된다고 해서 한쪽이 귀머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옥타브 등가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단 한 종족에서만 예외가 발견되었다. 어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종족은 노래할 때 옥타브에 따르지 않으며 음역이 단지 한 옥타브에 한정되어 있다. 이를 제외하면 옥타브 등가는 인류가 만들어 낸 음악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옥타브 등가 현상의 근거에 대해서 연구했지만 아직 배가된 진동수가 똑같은 소리로 들리는 이유는 알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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