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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s/讀書_Scrap

호모 코레아니쿠스

x-agapao™ 2014. 8. 13. 15:10

    진중권 저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탐사 프로젝트!호모 코레아니쿠스(homo coreanicus)는 근대 이후부터 탈근대가 진행중인 현재까지,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우리들의 자화상을 일컫는다. 카리스마, 매스게임, 회사인, 짝퉁, 디지털, 상상력, 사이보그 등 역사 속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콜라주되어 있는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느 곳에 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안내하고 있다.인간 개조에서 토털 키치까지, 미학자 진중권이 배치해낸 다양한 이미지를 따라가다 보면 정주에서 유목으로, 전사에서 예술가로 진화하고 있...

  맥루언(Marshall Mcluhan)에 따르면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다. 즉 TV는 눈의 연장, 라디오는 귀의 연장이며, 자동차는 다리의 연장이고, 크레인은 팔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이런 것을 흔히 미디어에 관한 '의족 명제(Prothese-These)'라 한다. 미디어를 인간의 의족이나 의수로 바라보는 이 견해에는 아직 신체와 기계의 결합이 인간의 가능성을 그의 자연적 한계 너머로 넓혀준다는 근대의 낙관주의가 남아 있다.

  보드리야르(Jean Baudrilard)는 맥루언의 명제를 거꾸로 뒤집는다. 그에 따르면 외려 '인간이 미디어의 확장'이다. 그의 말대로 인간은 이미 미디어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점점 더 미디어의 에이전트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신체가 외려 미디어의 가능성을 실현시켜주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이다. 보드리야르의 탈근대적 시각은 맥루언의 근대주의와는 달리 신체와 인간의 결합을 비교적 비판적으로 전망한다.


  생존의 공포는 개개인에게 '동일성(identity)'에 대한 열망을 낳고 결국 모두 획일성으로 실현된다. 놀이의 기쁨은 '차이(difference)'에 대한 욕망에서 나와서 혁신과 창안으로 이어진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창의성이 생기지 않는다. 한국에서 창의성의 결여는 두개골 용적의 한계가 아니라 신체 전체의 한계. 그것은 인식론적 현상이 아니라 이제까지 한국인이 살아온 역사를 반영하는 존재론적 현상이다.


  R&D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박정희 식 상상력에 갇히면 학력만 높은 기능공만 양산하게 된다. '기술입국'이란 표어가 난무하던 70~80년대에 한국이 당시에 세계의 기술을 선도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기능과 기술은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 이 차이를 부경대학교 정해용 학장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엔지니어는 인간의 오감을 최고로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꿈구는 과학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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